[ET단상] 토큰 증권의 활성화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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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단상] 토큰 증권의 활성화를 기대하며

최근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연일 비트코인의 시세가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2017년 비트코인 광풍 현상이 일어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해 자연스럽게 익숙해졌을 것이다. 비트코인의 등장으로 블록체인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이해도는 높아졌지만, 한편으로는 블록체인을 악용해 선량한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여러 악성 코인을 탄생시키는 부작용도 발생했다.

이러한 블록체인의 명암이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우리 정부는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와 토큰증권(Security Token Offering:디지털 자산 형태로 발행하는 증권) 등 제도권에서 블록체인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는 정책과 방안을 추진해 왔다.

2023년 2월 국정과제인 '디지털 금융 혁신' 정책 추진의 일환으로 금융위원회에서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발표했고 같은 해 7월 법안이 발의되면서 금융 시장의 기대에 부응해 왔다. 토큰 증권은 기존에 유동화하기 어려웠던 건물, 미술품 등을 조각 상품처럼 작은 단위로 나누어(토큰화) 기존 증권과 동일하게 소유권, 배당, 의결권 등을 부여하고 개인 간 거래도 가능한 일종의 금융 상품으로 볼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모든 거래 내역이 투명하고 정확하게 블록에 기록되고, 위·변조에 대한 내성 또한 강하다. 토큰 증권을 위한 장내 시장은 아직 준비 단계이지만 증권사가 주도하는 장외 시장 플랫폼은 이미 국내 다수 증권사가 시범 구축을 완료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21대 국회에서 토큰 증권과 관련한 법안이 폐기되면서 현재는 그 개시 시점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국내 주식 시장이 침체된 현 상황에서 토큰 증권의 개시는 여러 긍정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첫째, 국내 일반 투자자들의 미국 중심으로 쏠린 투자 심리를 국내로 돌릴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부동산, 미술품, 저작권, 공연, 전시 등 토큰 증권으로 구조화가 가능한 상품이 다양하고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투자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발행인 입장에서는 그동안 유동화가 힘들었던 유·무형의 자산을 금융 상품화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토큰 증권으로 국내 금융 시장의 유동성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블록체인 관련 정보기술(IT) 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토큰 증권의 인프라는 블록체인 운영에 대한 기술적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증권사, 은행, 예탁 결제원, 한국거래소, 금융결제원 등 민간과 공공기관에서 분산원장(복제, 공유, 동기화된 디지털 데이터에 대한 합의기술) 관련 기술 인력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IT 기업에서는 관련 솔루션 개발을 위해 자체적인 기술 개발과 투자를 진행할 것이다.

셋째, 블록체인 기술의 확산과 기술 축적으로 금융 선진화를 촉진할 수 있다. 금융 업계에서는 블록체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기술을 축적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토큰 증권뿐만 아니라 사모펀드, 채권 등 여러 금융 상품 거래와 연계하는 모델로 선진 사례를 확보해 나갈 수 있다.

토큰 증권 플랫폼은 이미 미국, 싱가포르 등에서 개시해 각국 환경에 적합한 모델로 운영하고 있다. 우리도 국내 시장 상황에 적합한 생태계를 구축해 토큰 증권 플랫폼의 지식과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 금융 시장과 국내 IT 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는 토큰 증권 시장의 개시를 위해 관련 법령의 개정이 속히 이루어지기를 고대해 본다.

황원용 한국폴리텍대학 서울강서캠퍼스 스마트금융과 교수 wyhwang@kopo.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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