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노벨상 수상한 연구팀…AI로 ‘뱀 독’ 치료 단백질 설계
쥐 실험 결과 생존율 80~100%…“신약 개발 비용 줄인다”
2024년 노벨 화학상은 인공지능(AI)으로 단백질을 예측해 단백질 설계의 토대를 만들어 AI 신약 개발 시대를 열어낸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다. 이 노벨 화학상을 받은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학교 교수가 AI로 설계한 단백질로 ‘뱀독’을 무력화하는 데 성공했다.1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는 ‘설계 단백질로 치명적 뱀 독소 중화’라는 연구 성과가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는 RFdiffusion이라는 AI 기반 생성 모델이 활용됐다. 이 모델은 이미지 생성 AI에도 쓰이는 ‘확산 모델’의 원리로 무작위 노이즈에서 시작해 단백질 구조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단백질 구조에 맞는 아미노산 서열 설계 AI 모델(ProteinMPNN), 구조 예측·검증 AI 모델(AlphaFold2), AI 기반 단백질 설계 스크리닝 기술로 추려졌다.연구팀은 뱀 독소 중 3FTx 그룹 무력화를 목표로 삼았다. 3FTx는 다수의 뱀독에서 공통 발견되는 독소로 중심부에서 손가락 같은 아미노산 사슬이 뻗어 나오는 구조다. 인체에 들어오면 신경, 심장, 근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독성을 나타낸다.
기존 뱀독 치료는 동물에 소량의 뱀독을 주입해 만들어지는 항체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다만 이런 방법은 대량 생산이 어렵고 일부 3FTx 독소는 면역 반응이 적게 나타나거나 면역을 회피해 항체 생성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독소 중화 단백질을 설계, 생산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었다.
연구팀은 AI로 설계된 분자를 가지고 쥐를 대상으로 독성 중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생존율은 80~100%로 나왔다. 연구진에 따르면 생성된 단백질은 크기가 작아 조직에 잘 침투해 더 빠른 중화 효과를 낼 수도 있다.아울러 중화 단백질 설계도만 확보되면 유전자 미생물을 활용한 대량 제조의 길도 열릴 수 있다.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는 “항독소를 찾으려고 실험실에서 여러 차례 실험할 필요 없었다”며 “(이런 방법은) 뱀물림을 치료하는 것 외에도 자원이 제한된 환경에서 약물 발견을 간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신약 개발 비용을 낮춰 모든 사람이 치료받을 수 있는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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