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당대표직을 사퇴한다. 늦어도 다음주에는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어대명’(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재명) 분위기 속에서 비명(비이재명)계 주자들도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9일 당 최고위원회를 주재하면서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무회의에서 대선 날짜를 6월 3일로 지정한 만큼 본격적인 대선 모드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 대표가 물러나면 박찬대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최고위원회 등 지도부는 그대로 유지된다.
이 대표의 출마 선언은 이번 주 후반, 늦어도 다음주 초에는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11일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자 등록을 마쳐야 하는 만큼 그 전까지 당내 경선 일정을 마치려면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이 대표가 경선에 참여하려면 당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 대표 측은 출마 선언 장소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대선 때는 자신이 소년공으로 일했던 경기 성남의 시계 공장에서, 2022년 대선 때는 코로나19 팬데믹 확산 탓에 영상 메시지로 출마를 선언했다.
비명계 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7일 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출마 선언을 한 김두관 전 의원은 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김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어대명 경선’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며 “정권을 교체하더라도 시대적 과제인 국민 통합 정치와 개헌을 실천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마 선언을 한다. 미국의 자동차 부품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기에 앞서 ‘출국장 출마 선언’을 하는 것이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이번 주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와 김 전 지사는 최근 서울 모처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이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