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연승만 3번째 기적의 한화, 하늘이 도왔다? 아니 감복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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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8연승만 3번째다. 기적의 한화 이글스의 행보는 운이나 우연이 아닌 온전히 그들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결과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이강철 감독의 KT위즈에 6회, 6-5 강우 콜드승을 거뒀다. 이로써 파죽의 8연승을 달린 선두 한화는 54승 2무 33패를 기록, 2위 LG 트윈스(49승 2무 39패)와의 격차를 5.5경기 차로 벌렸다.

팽팽한 경기 흐름 속 한화가 점수를 뽑은 이후 경기 최소 성립 요건인 5회 말이 채워지고 난 이후 6회 초부터 비가 쏟아졌다. 19일 오후 8시 10분 갑작스레 폭우가 쏟아지며 중단됐던 경기는 20분 후 재개됐지만 8시 34분 다시 중단된 이후 오후 9시 8분 강우 콜드 게임이 선언됐다.

19일 수원 KT전에서 결승포를 친 한화 노시환.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19일 수원 KT전에서 결승포를 친 한화 노시환.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마치 하늘이 한화의 8연승을 도운 것처럼 날씨마저 그들의 승리를 지원해주는 것 같은 상황. 하지만 한화의 올 시즌을 돌이켜 강우콜드란 특별한 상황을 떼어 놓고 본다면 접전 속에 짜릿한 승리를 거둔 이런 상황이나 사례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우선 올 시즌 한화의 1점 차 승부 승률은 17승 10패(승률 0.630)로 전체 1위다. 팀 역전승도 30승으로 단연 1위다. 당연히 5회까지 뒤진 경기 승률도 1위, 7회까지 뒤진 경기를 뒤집은 승리도 5승으로 한화가 가장 많다. 반대로 7회까지 앞선 경기서는 41승 1무 무패로 단 한번도 지지 않아 승률 100%를 기록 중인 한화다.

쏟아진 비로 강우콜드가 결정되면서 행운이 깃든 하늘이 도운 승리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올 시즌 한화가 보여준 승리의 저력과 여러 확률을 고려하면 결국 독수리군단의 많은 승리방정식 속에 일말의 행운이 더해진 결과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올 시즌 한화는 단순히 운이 좋은 하늘이 돕고만 있는 팀이 아니다. 팀 전체 전력도 가장 조화로운 밸런스를 갖추고 있을 뿐더러 한번 기세를 타면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 끈질긴 무형의 ‘이기는 팀의 저력’도 여러 차례 증명한 바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사진=김영구 기자

실제 한화의 이번 8연승은 벌써 올 시즌 3번째 사례다. 시즌 개막 이후 1승 4패로 최악의 출발을 했던 한화는 이후 2승으로 첫 연승을 한 이후 다시 4연패를 당했다. 하지만 4월 13일 대전 키움전을 시작으로 같은달 23일 사직 롯데전까지 파죽의 8연승을 질주하며 초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후 한화는 2연패에 빠지며 많은 팀이 경험하는 ‘연패 후유증’을 겪는듯 보였다. 그러나 이후 4월 26일 대전 KT전부터 5월 11일 고척 키움전까지 파죽의 12연승을 달렸다. 빙그레 시절이던 1992년 5월 23일 청주 쌍방울 레이더스전 더블헤더 2차전 승리로 기록한 12연승 이후 무려 32년 11개월 17일(1만 2,040일)만에 나왔던 구단 역대 연승 최다 2위 기록이었다.

한화는 비록 1992년 빙그레가 세웠던 구단 역대 최다 14연승을 깨지 못하고 12연승으로 올 시즌 최다 연승 기록을 마감했다. 하지만 연승 기간 선두로 올라선 이후 현재까지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한화는 이후에도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던 와중에 6월 페이스가 11승 1무 9패(승률 0.550)로 다소 떨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7월 들어 무서운 질주를 이어가며 다시 단독 선두를 완전히 굳혀가고 있는 모양새다.

사진=한화 제공

사진=한화 제공

많은 야구인들은 “긴 연승은 하늘이 도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어렵고 쉽지 않은 지난한 일이라는 뜻이다. 동시에 많은 야구인들은 긴 연승을 하는 팀을 두고 입을 모아 ‘그 팀은 다르다’는 말을 하곤 한다. 또한 “결국엔 야구는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올 시즌 독수리 군단의 기적을 만들어낸 것은 한화 이글스 구성원들의 힘이다. 그리고 그들의 여정을 아낌없는 애정과 관심으로 응원하는 이들의 지지가 더 큰 원동력이 됐다. 하늘이 한화를 돕는 대신, 한화가 하늘을 감복(感服)시켰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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