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분 늦게 시작했지만…지드래곤, 8년 만의 화려한 ‘왕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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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지드래곤(G-DRAGON·GD)이 8년 만의 월드투어 ‘위버멘쉬’를 열고 3만여 명의 팬들을 만났다. 갤럭시코퍼레이션 제공

29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지드래곤(G-DRAGON·GD)이 8년 만의 월드투어 ‘위버멘쉬’를 열고 3만여 명의 팬들을 만났다. 갤럭시코퍼레이션 제공
“나는 나다워서 아름다워.”

‘스스로를 초월해 ‘초인(超人)’이 되겠다던 ‘지드래곤(G-DRAGON·GD)’은 자기 자신을 긍정하는 노래 ‘파워(Power)’로 월드투어의 포문을 열었다. 29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월드투어 ‘위버멘쉬 인 코리아(Übermensch in Korea)’의 첫 공연에서 웅장한 멜로디와 귀에 꽂히는 GD의 빠른 랩핑이 콘서트장을 채우자 관객들의 함성도 커졌다. 이 곡은 지난달 발매한 11년 5개월 만의 정규 앨범 ‘위버멘쉬(Übermensch·초인을 뜻하는 독일어)’에 담긴 곡이다.

갤럭시코퍼레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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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왕의 귀환’GD의 월드투어는 군 입대 전인 2017년 ‘액트 Ⅲ:모태(ACT Ⅲ, M.O.T.T.E)’ 이후 8년 만이다. 이날 그는 약 2시간 반 동안 댄스와 힙합, 발라드 등 그동안 솔로로 선보였던 다채로운 음악들을 모두 선보였다.

붉은 장미가 수놓인 자켓과 붉은 왕관을 쓰고 등장한 GD는 ‘파워’에 이어 7곡을 연달아 부르며 노련한 무대 매너로 관중을 이끌었다. 특히 ‘홈 스윗 홈(HOME SWEET HOME)’에선 노래를 함께 부른 태양과 대성의 영상을 스크린에 띄워 그룹 빅뱅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켰고, ‘더 리더스(The Leaders)’에선 ‘씨엘(CL)’이 깜짝 등장해 조화로운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GD는 벅찬 표정으로 컴백 소감을 밝혔다. “(음악을) 하고 싶어서, 보여주고 싶어서 정말 많이 고민했고, 그리웠어요. 돌아오는 데 조금 돌고 돌아 시간이 오래 걸렸죠. 코가 찡긋하네요.”

갤럭시코퍼레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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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20주년을 맞이하는 빅뱅 3인(태양, 대성, GD)의 재결합 계획도 살짝 내비쳤다. “(빅뱅이) 반백살 된 것 같지만, 아직도 셋이 뭉치면 스무살이에요. 아직 어리죠? 섹시한 성인식을 징그럽지만 구상 중입니다.”●라이브는 전반적으로 불안이날 공연은 GD의 ‘성장 서사’를 보여주는 무대 구성이 돋보였다. 드론이 하늘에 수놓은 이미지가 솔로 1집 하트브레이커 앨범(2009년)에서 위버멘쉬로 전환되며 관객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13살 연습생 시절을 회고하며 작곡한 ‘소년이여’를 부를 땐 인공지능(AI)으로 재현한 데뷔 전 ‘꼬마 룰라’ 활동 당시의 GD가 스크린에서 춤을 췄다.

밀짚 모자를 쓰고 민트색 정장을 입은 GD가 노래하는 모습. 갤럭시코퍼레이션 제공

밀짚 모자를 쓰고 민트색 정장을 입은 GD가 노래하는 모습. 갤럭시코퍼레이션 제공
위버멘쉬의 철자 U를 상징하는 듯한 거대한 조형물이 무대 양 옆을 장식해 눈길을 끌었다. GD는 이를 “조형물 하나는 하트브레이커의 나를, 또 하나는 위버멘쉬의 나를 상징한다”며 “둘 다 나 같긴 한데 조금씩 다르다. 과거의 저와 현재의 내가 있으니 앞으로의 미래도 진행형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불안한 라이브는 아쉬움을 남겼다. 고음이 필요하지 않은 부분에서도 음을 낮춰 부르거나 음원의 맑은 목소리와 다르게 목을 지나치게 긁는 듯한 발성을 내기도 했다. 일부 음정이 맞지 않거나 곡의 후렴구 등 주요 부분을 아예 부르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갤럭시코퍼레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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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연은 원래 오후 6시 30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강풍 탓에 1시간 13분 지연됐다. 주최 측은 사전 공지 뒤 시작 시간을 오후 7시로 미뤘지만 실제론 오후 7시 43분에야 GD가 무대에 등장했다. 꽃샘추위 속에서 기다리며 떠는 관중들이 적지 않았다. GD는 무대 중 “추운데 공연을 늦게 시작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소속사 갤럭시코퍼레이션은 “기상 악화로 인한 안전상의 이유로 공연이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29, 30일 이틀간 한국에서 6만여 명의 관객을 만난 GD는 5월부터 일본 도쿄와 오사카, 중국 마카오, 홍콩 등 아시아 7개국 8개 도시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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