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약국에서 파는 대용량 알약 비타민의 1회분 단가는 수백 원 수준. 같은 성분을 먹는데 가격은 최대 10배 이상 벌어진다. 이 가격 격차는 과연 몸 안에서의 흡수율 차이로 설명될까.
● 액상은 정말 ‘더 빨리, 더 많이’ 흡수될까
액상 비타민이 효과가 빠르다는 인식은 “이미 액체이니 곧바로 흡수된다”는 직관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제형이 달라도 우리 몸 안에서는 결국 ‘액체 상태’로 흡수 과정이 시작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글로벌 품질 기준인 미국 약전(USP)의 ‘붕해 시험(Disintegration Test)’에 따르면, 대부분의 즉방형 정제(일반 알약)는 위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30분 이내에 완전히 녹아 액체 상태로 전환되어야 한다. 즉, 알약을 삼킨 뒤 약 30분만 지나면 소장에서의 흡수 단계에서는 액상과 정제 사이의 물리적 차이가 거의 사라진다는 의미다.
● ‘실제 흡수’의 기준은 생체이용률이다
● 빨리 들어오면, 빨리 나갈 수도 있다: 신장 역치의 법칙
액상 비타민이 ‘체감 효과’가 빠르다고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혈중 농도가 짧은 시간 안에 급상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신장의 재흡수 한계(Renal Threshold)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비타민 B와 C는 몸에 필요한 만큼만 저장되고 초과분은 소변으로 배출된다. 혈중 농도가 급격히 올라가면 신장은 이를 과잉 상태로 인식해 배출 속도를 높인다. 결과적으로 비싼 고함량 제품을 마셔도 몸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면 상당 부분이 체내에 머물지 못하고 소변으로 빠져나간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비싼 소변’이라는 은유는 바로 이 효율성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 가격의 심리학…비쌀수록 왜 효과가 더 강하게 느껴질까그럼에도 소비자들이 액상 제품을 “확실히 다르다”고 느끼는 데는 심리적 요인이 크다. 행동경제학에서는 더 비싼 제품일수록 효과가 클 것이라고 기대하는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가 실제 체감 효능을 증폭시킨다고 설명한다. 또한 액상 특유의 진한 맛과 ‘마시는 행위’ 자체가 플라시보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해석도 있다.
■ [팩트필터] 내게 맞는 비타민 ‘가성비’ 체크리스트
“지금 당장 각성이 필요하다” → 추천: 액상·카페인 복합형 (비타민보다 카페인의 효과가 먼저 나타날 수 있음)
“매일 꾸준히 관리하고 싶다” → 추천: 대용량 정제(알약) (장기 복용 시 혈중 농도는 ‘함량과 빈도’가 결정함)
“알약 넘기기가 힘들다” → 추천: 발포형·구미형 (흡수율은 액상과 큰 차이 없음)
“소변 색이 너무 진하다” → 추천: 함량 낮춰 나눠 섭취 (한 번에 많이 먹을수록 배출도 빨라짐)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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