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패→7연승' 반전의 배드걸스 정상 도전, '캡틴'은 "우리 잘하는 것 같나" 긴장 늦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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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배혜윤. /사진=WKBL 제공

초반 부진을 딛고 선두 싸움에 나서고 있는 WKBL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 '배드걸스'의 상승세에는 '배캡' 배혜윤(36)의 활약이 빛났다.

배혜윤은 최근 스타뉴스와 만나 "멀리 보고 시즌을 하고 싶지만, 상대가 누구라도 한 경기 한 경기 똘똘 뭉쳐서 치르고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21일 기준 삼성생명은 시즌 13승 8패(승률 0.619)를 기록하며 3위에 위치하고 있다. 1위 BNK와는 2경기 차다. 단순히 성적만 봐서는 전형적인 상위권 팀의 기록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롤러코스터 같은 출발을 했다.

삼성생명은 안정적인 전력을 바탕으로 시즌 전 미디어데이에서 6개 구단 중 4팀으로부터 우승후보로 지목받았다. 하지만 BNK와 개막전(64-69) 패배를 시작으로 프로 전환 후 처음으로 개막 4연패에 빠졌다. 그래도 이후 7연승을 달리며 곧바로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이후로도 연패 없이 꾸준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반기를 돌아본 배혜윤은 "처음에는 준비가 덜 됐다. 뭘 해보려고 해도 거짓말처럼 안 되는 일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이 단단해지려고 배운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도 했다. 최근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그는 "다시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래서 선수들한테도 '그때를 잊지 말자. 초심을 잃지 말자'고 많이 얘기했다"고 밝혔다.


배혜윤(오른쪽 2번째)이 삼성생명 선수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삼성생명 이적 첫 해인 2013~14시즌 이후 약 11년 만에 7연승을 경험한 배혜윤은 "연승 때는 팀 내에서 얘기를 하지 않는다. 한 경기를 했는데 이겼고 리듬이 좋았을 뿐 카운트를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너무 기분 좋은 일이다. 당시에는 즐길 수 없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여러 선수들이 톱니바퀴 같이 맞물려 잘 돌아가고 있지만, 배혜윤 본인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20일 기준 시즌 21경기에 출전, 평균 29분 28초를 소화하며 12.0득점 6.9리바운드 4.4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빅맨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마치 가드와 같은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적재적소에 패스를 이어주고 있다.

배혜윤은 "몸 아픈 곳 없이 무난하게 정규리그를 치르고 있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너무 아쉬운 게 많다"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그는 "팀이 이기고 있어서 개인적인 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하면 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팀 퍼스트'를 언급했다. 이대로라면 2년 만에 베스트5 선정도 가능한 페이스지만 그는 "아니다. 더 잘해야 한다"며 손사레를 쳤다.

프로 18년 차인 배혜윤은 최근 뜻깊은 기록을 세웠다. 지난 10일 하나은행과 홈경기에서 WKBL 역대 10번째 개인 통산 300블록슛을 기록한 것이다. "정말 오래한 것 같다"고 말한 그는 동기 김단비(우리은행)를 언급하며 "둘이 만나면 그냥 웃는다"고 전했다. 그만큼 긴 시간 활약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삼성생명 배혜윤(오른쪽)과 우리은행 김단비. /사진=WKBL 제공

어느덧 리그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베테랑이지만 배혜윤은 여전히 후배들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있다. "우리 팀이 잘하고 있는 것 같나"고 반문한 그는 "(이)해란이와 내가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골밑 싸움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수비에서 삼성생명은 강한 압박에 나서고 있다. 팀 구호인 '배드걸스'에 어울리는 모습이다. 배혜윤은 "그동안 궃은 일이나 몸싸움에서 약하다는 평가를 알고 있다. 그래서 터프하게 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특히 이적생 김아름(31)을 언급하며 "전투력이나 투지를 불어넣고 있다. 아름이가 허슬플레이를 해주며 다같이 힘을 내고 있다"고 칭찬했다.

좋은 흐름 속에 삼성생명은 4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도전한다. 1위 BNK나 2위 우리은행과도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2020~21시즌 우승멤버였던 배혜윤은 "너무 좋았던 기억이지만, 거기에 젖어있을 수 없다"며 "멤버도 많이 바뀌었고, 결국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말했다.

끝으로 배혜윤은 "지금까지 아무도 크게 다치지 않고 잘 왔다. 좋은 선수들이 복귀할 일만 남았다"며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서 한 경기 한 경기 잘 치른 다음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며 남은 시즌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삼성생명 하상윤 감독(왼쪽)과 배혜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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