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반도체 취재한 기자가 밝히는 TSMC가 삼성전자 이긴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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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포럼 ‘TSMC 성공의 숨은 비결' 세미나서
린홍원 대만 비즈니스투데이 고문 강연
"모리스창, 이사회 독립성·전문 경영인 역할 강조"
"TSMC 경쟁력·기술력 이면에 거버넌스가 뒷받침"
"삼성전자, CEO가 내부문제 처리에 많은 시간 써"

  • 등록 2025-06-19 오후 4:43:36

    수정 2025-06-19 오후 4:43:36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모리스 창 TSMC 창업자는 오래 전부터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조해 왔습니다.”

‘TSMC, 세계 1위의 비밀’의 저자인 린홍원 대만 비즈니스투데이 고문은 19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여의도 한경협회관에서 개최한 ‘TSMC 성공의 숨은 비결-거버넌스, 이사회, 승계’ 세미나에서 모리스 창 TMCS 전 회장이 20년 전 한 대학 강연에서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린 고문은 하이테크 전문 저널리스트로, 세계 1위 파운드리 TSMC 발전 과정 등 대만 반도체 산업을 30년간 취재해온 전문가다.

린 고문은 “모리스 창은 당시에도 대만 등 아시아 기업들은 이사회의 독립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며 “그는 사외이사가 일반 이사보다 훨씬 많아야 한다고 강조해왔고 TSMC의 이사회도 이 같은 구조로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TSMC 이사회는 법규 준수 감독, 임원 임명 및 해임, 투자 및 배당 결정, 전략 목표 설정 등의 네 가지 의무를 진다”며 “세계 각국의 사외이사 멤버를 고려해 분기에 한번 주말을 끼고 3일간 이사회가 진행되며, 소집 전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제공받는다”고 말했다.

린 고문은 모리스 창이 전문 경영인에 대해서도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린 고문은 “모리스 창은 전문 경영인이라면 당연히 실적을 통해 주주에게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고 이외 기업의 명성 유지, 직원의 사기 진작, 시장 점유율 제고, 사회적 책임 이행, 우수한 인재 발굴 등이 성과 기준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경영 자체가 문제라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경영을 해서 잘 되지 않는 회사를 보면 오너에게 독립되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때문에 오너 가족이 지분은 가지더라도 전문 경영인을 도입해 독립성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87세에 은퇴한 모리스 창은 마크 리우와 C.C.웨이 등 세 명의 후계자를 정해두고 이들을 마케팅, 공정 관리, 연구개발(R&D)로 순환 배치하며 승계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TSMC는 CEO 승계가 순탄히 이뤄지며 우수한 경쟁 지위를 유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린 고문은 “삼성전자의 경우는 기업 구조가 너무 복잡하고 CEO가 여러 내부적인 문제를 처리하는 데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는 게 가장 큰 장애 요인이자 도전 과제”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을 분리하는 방향과 관련해선 “경쟁력 차원에서 본다면 반드시 분리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린 고문은 “파운드리는 고객사의 주문을 받아 생산만 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적고 이것이 또 하나의 성공 요인”이라며 “이에 따라 새로운 시장이 열리더라도 다시 TSMC로 모이게 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는데, 삼성전자도 이 부분에 대해 면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남우 거버넌스포럼 회장은 “10년 전만해도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TSMC를 앞섰는데 현재는 4배 가까운 수준으로 TSMC가 앞서고 있다”며 “이러한 격차는 당연히 기술력에 따른 것이지만, 그 같은 기술 중심 신화의 배경에는 TSMC의 거버넌스, 이사회를 어떻게 갖추고 어떻게 최고 의사 결정을 하느냐도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TSMC, 세계 1위의 비밀’의 저자인 린홍원 대만 비즈니스투데이 고문은 19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여의도 한경협회관에서 개최한 ‘TSMC 성공의 숨은 비결-거버넌스, 이사회, 승계’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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