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관저 이전 특혜 의혹
인테리어업체 21그램 압색
前 대통령 부부 동반구속에
野 찬탄·반탄파 반응 엇갈려
김건희 여사가 헌정사 최초로 구속된 전직 대통령 부인 신분이 된 가운데, 김건희특검이 아직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쟁점들에 대한 전방위 수사에 나섰다.
특검은 김 여사가 구속된 지 하루 만인 13일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본사와 관계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아직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던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을 정조준한 것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취임한 후 대통령실과 관저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이 공사에 참여하는 등 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21그램은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가 주최한 전시회를 후원하고 사무실 설계·시공을 맡은 업체인 만큼, 김 여사와의 친분을 토대로 관저 증축 공사를 따냈다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김건희특검은 또 김 여사에 대한 추가 조사를 통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의 공천 개입 사건’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사건’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특검은 이를 위해 14일 오전 10시에 김 여사를 소환조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김 여사가 특검의 출석 요구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처럼 소환 조사에 불응하면서 버틸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때와 마찬가지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구인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여사의 건강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김 여사의 법률대리인단은 이날 공지를 통해 “김 여사의 몸이 많이 안좋아 식사가 안 넘어가는 현상이 실제로 있고, 식이 자체가 잘 안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입소 절차를 마친 김 여사는 2평(약 6.61㎡) 내외의 독방에 수용됐다. 수용번호는 4398번이다. 독방에는 TV와 거울, 접이식 밥상, 싱크대, 변기 등이 비치돼 있지만 에어컨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부구치소는 과거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와 최순실 씨 등이 수감됐던 곳이다.
헌정 사상 초유의 전직 대통령 부부의 동반 구속에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된 건 헌정 사상 최초”라며 “우리 역사의 가장 큰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밈의힘 당권주자들은 찬탄과 반탄으로 입장이 갈렸다. 반탄파인 김문수 후보는 “헌정사에 유례없는 폭거”라고 비난했고, 장동혁 후보는 “정치 보복을 하지 않겠다는 이재명의 검은 두 얼굴”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찬탄파인 조경태 후보는 “대통령 부인이라고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고, 안철수 후보 역시 “참담하다”면서도 “반드시 윤석열 부부와 절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