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서울 강남구청에서 만난 송나영 정책홍보실 주무관(41)은 이렇게 말했다. 송 주무관이 최근 직접 개발한 ‘강남구청 카카오톡 챗봇’은 이달 시범운영을 마치고 다음달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외부 개발 용역을 쓰지 않고 자체 개발한 덕분에 구는 수억 원대 개발비를 절감했다. 이 챗봇은 구어체를 이해할 수 있어 검색이 익숙하지 않은 디지털 소외계층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 챗봇 검색창에 “강남 산책코스를 알려줘”라고 입력하면 대모산·구룡산 등 걷기 좋은 코스를 안내하는 식이다.
● 자치구 체납관리 플랫폼도 직원이 개발
24일 강남구청에 따르면 최근 구청 내부에서는 공무원이 직접 업무에 필요한 시스템이나 플랫폼을 개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반복적인 민원 응대나 내부 행정 관리 업무를 외부 용역에 맡기기보다 현업 공무원이 직접 설계하고 만들어 쓰는 것이다. 현장에서 느낀 불편과 필요를 즉각 반영할 수 있고, 정책이나 제도가 바뀔 때도 비교적 빠르게 수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높다는 평가다.강남구 세무관리과의 김택중 주무관(41)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체납자 정보를 실시간 검색·분석하는 플랫폼 ‘체납 이음’을 개발했다. 올해 초 체납관리 업무를 맡으면서 연간 40만 건에 달하는 체납 데이터의 취합과 분류에 어려움을 느낀 것이 출발점이었다. 별도 관리가 필요한 기초생활수급자 목록을 정리하려면 자료 취합에만 며칠이 걸렸다. 그러나 김 주무관이 한 달여 만에 개발한 ‘체납 이음’은 체납자의 현재 거주 지역, 체납 유형, 담당 공무원, 월별 통계 등을 클릭 몇 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같은 과 직원들은 “업무에 들이던 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이런 ‘개발자 공무원’은 송 주무관과 김 주무관뿐이 아니다. 관내 정당 현수막의 설치 기한과 설치 개수 제한을 자동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직접 만든 직원도 있고, AI 분석을 통해 세제 혜택을 놓친 것으로 추정되는 중소기업을 찾아낸 뒤 공무원이 검증해 혜택을 적용하는 플랫폼을 만든 사례도 있다.
● 포상 등 혜택에 ‘한 번 만들어봐’ 응원 분위기강남구는 공무원 개발자들이 늘어난 배경으로 적극행정에 대한 제도적 보상을 꼽았다. 구는 2021년 조례를 제정해 우수 적극행정 사례에 대한 혜택을 마련했다. 우수 사례로 선정되면 특별 승진, 최고 성과연봉 등급 부여, 표창과 포상, 특별휴가, 희망 부서 전보 기회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송 주무관은 “예전에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는 데 시간을 쓰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인센티브 제도가 생기면서 주변에서도 ‘한번 해보라’고 응원해주는 분위기가 됐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현업에서 느낀 불편을 직접 해결해보려는 시도가 자연스럽게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며 “외부 용역에 비해 내부 직원이 직접 개발하면 실제 업무에 맞게 수시로 보완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체납 이음’의 경우 다른 자치구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 주무관은 “다른 자치구에서 연락이 와 관련 자료를 공유했다”며 “처음에는 내부에서만 쓰일 줄 알았는데,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걸 알게 되니 더 보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사용성을 계속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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