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대2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에서 KIA로 이적한 변우혁은 시즌 초반 연일 맹타를 날리며 내야수 김도영의 부상 공백을 훌륭하게 메우고 있다. 8일에 열린 사직 롯데전에선 멀티히트 포함 3타점을 생산하며 팀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스포츠동아DB
돌이켜 보니 ‘신의 두수’였다.
KIA 타이거즈는 2025시즌을 앞두고 대다수의 전문가들로부터 ‘1강’이란 평가를 받았다. 우승 전력의 누수가 거의 없고, 1군 전력이 전체적으로 탄탄한 이유에서 올해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다.
그러나 KIA는 시즌을 시작한 후 곧바로 암초를 만났다. 2024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획득한 김도영이 개막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고, 주전 유격수 박찬호는 무릎 부상으로 이탈했다. 최근엔 베테랑 내야수 김선빈까지 종아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타선 응집력이 떨어진 KIA는 3월 말 4연패를 기록하며 승패 마진이 ‘음수(-)’로 돌아섰다. 4~6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맞대결에선 내리 패하며 9위까지 시즌 순위가 추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정적인 결과만 줄곧 나온 건 아니었다. KIA는 주전 3루수인 김도영이 재활 시간을 가지는 동안 백업 3루수인 변우혁(25)이 상당한 성장세를 보였다. 변우혁은 8일까지 9경기에서 타율 0.344, 11타점, 2득점 등을 기록하며 KIA 타선에 활력소 역할을 했다. 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5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5-4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KIA 김도현은 지난 2022년 4월 1대2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에서 KIA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올 시즌 KIA의 새로운 5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하며 자신의 향상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2019 KBO 신인 드래프트 한화 이글스 1차 지명 출신인 변우혁은 지난 2022년에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KIA는 변우혁을 데려오기 위해 우완 파이어볼러 한승혁과 영건 장지수를 내줬다.
과감한 1대2 트레이드였지만, KIA는 변우혁 카드를 올 시즌이 개막했을 때까지만 해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없었다. 변우혁이 뛸 수 있는 3루수와 1루수 자리엔 이미 주전 선수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3루수로는 김도영, 1루수로는 새 외국인타자인 패트릭 위즈덤이 나서고 있었다.
그러나 변우혁은 김도영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1군에서 이탈하게 되면서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KIA의 ‘핫 코너’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팀 타선이 침체돼 있던 상황에서 변우혁까지 없었다면, KIA의 성적은 더욱 가파른 하락세를 그렸을 가능성이 높다.
KIA가 3년 전에 트레이드로 건진 ‘보물’은 또 있다. 바로 올 시즌 5선발로 나서고 있는 김도현(25)이다. 김도현은 9일까지 올해 3경기(17.1이닝)에 선발로 나서 평균자책점 1.56을 기록했다. 개인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5선발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팀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하고 있다.
김도현(2019 한화 2차 4라운드 전체 33순위)의 개명 전 이름은 김이환이다. 김도현은 김이환 시절인 2022년 4월에 1대2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이적했다. 당시 KIA는 김도현을 영입하기 위해 우완 이민우와 외야수 이진영을 한화로 보냈다.
김도현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2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하는 등 여러 굵직한 경험치를 쌓았다. 이를 자양분 삼아 올해는 선발로도 시즌 초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3년 전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에서 KIA로 이적한 두 선수가 올해 KIA의 시즌 초반 위기를 막아서고 있다. KIA로선 타선과 마운드에서 제 몫을 해내는 둘의 시즌 초 맹활약이 어느 때보다 반가울 수밖에 없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