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이른바 ‘노쇼’ 사기를 당해 200만원을 날린 것도 모자라 “열심히 살아라” 등의 조롱성 문자까지 받았다는 사연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3일 JTBC ‘사건반장’은 경기도 분당구에서 일식 오마카세 집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의 사연을 전했다.
예약 전화가 울린 건 지난 9일 오전 10시쯤이었다.
A씨는 “할아버지 목소리로 내일 낮 12시 40분에 28명 예약을 하겠다고 전화가 왔다”며 “(전화를 받은 직원이) 오랜만에 온 단체 주문이라 회사명이나 예약금을 받지 않고 예약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당시 주차 관련 질문을 했는데, 돌아온 답은 ‘28명 모두 차를 안 가지고 온다’는 것이었다.
A씨는 “장사가 안돼서 힘든데 직원이 단체 주문에 너무 기뻐했다”고 회상했다.
다만 A씨는 단체 예약 전화를 받은 그날 저녁 찝찝한 마음에 아르바이트생에게 확인차 예약을 다시 확인해보라고 했지만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도 예약을 받았으니 믿고 준비를 시작했다고 한다. 평소보다 재료를 200만원어치 더 주문하고, 직원 1명도 더 고용했다. 예약 당일에는 평소보다 2시간 일찍 출근해 예약 손님을 맞을 준비를 이어갔다.
예약 당일 오전 10시 A씨는 다시 한 번 예약자와 통화를 시도했고, 이번에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A씨는 “이때부터 ‘장난이구나’ 생각했는데 정오쯤 다른 번호로 전화가 왔다”며 “젊은 남성 목소리로 ‘회사가 바빠서 대신 전화했다. 지금 가니 준비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100만원이 넘는 고급 위스키를 준비해 달라고도 했다.
A씨는 “술은 준비할 수 없어 음식만 준비했는데 결국 손님은 오지 않았다”며 “결국 28인분 참치회를 다 버렸다”고 울분을 토했다.
A씨가 보내온 사진에는 참치회 28인분과 반찬, 물컵, 수저가 가지런히 준비된 모습이 담겨있었다.
화가 난 A씨는 예약을 한 전화번호로 ‘손해배상, 경찰신고조치, 한국 어디에서도 이 번호로 앞으로 예약 못한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상대는 “많이 화났나 보네”, “열심히 살아라”, “나한테 당한 네가 XX”, “안타깝다” 등의 조롱성 문자를 보냈다.
이러한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요즘 자영업자들 많이 힘든데 저렇게 범죄를 저지르고도 자영업자를 조롱하는 범죄자에겐 강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 “범인 꼭 잡길 바란다”, “순간 혹해서 그냥 예약해주지 말고 선입금 50% 받아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박지훈 변호사는 “문자를 보면 악의적 노쇼라고 보인다”며 “위계업무방해죄 가능성이 높아보이고 민사 소송도 가능하다.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를 해서 돈까지 받아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