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에 1인 가구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단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4년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광역시에 거주하고 독립적 경제활동 중인 25∼59세 남녀 1인 가구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 대상의 연평균 소득은 3780만원으로 집계됐다.
월 소득 중 주거비·식비·여가비 등 생활비로 평균 40.8%가 지출됐다.
이 밖에 소득의 12.6%는 대출 상환에, 30.3%는 저축에 썼다.
생활비와 대출 상환의 비중은 2년 전보다 각각 2.1퍼센트포인트(%p), 1.8%p씩 늘었고, 저축 비중에는 변화가 없었다.
반대로 여유자금의 비중은 20.1%에서 16.2%로 3.9%p나 줄었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고금리와 고물가로 생활비 부담이 늘어 허리띠를 졸라매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1인 가구의 하루 평균 끼니 수는 1.8회로, 하루에 보통 두 끼도 채 먹지 않고 있다. 이는 2022년(평균 2.2끼)보다 줄어든 수치다.
1인 가구의 금융자산을 종류별로 나눠보면 유동성 자산(현금·수시입출금·CMA 등)이 40.1%로 가장 많았고, 예·적금(36.2%), 주식·ETF·선물·옵션(15.0%)이 뒤를 이었다. 2022년과 비교해 유동성 자산과 예·적금을 포함한 ‘안정형 자산’의 비중이 7.8%p 커졌다.
대출 보유율은 54.9%로 2년 전보다 7.2%p 올랐지만, 대출 잔액은 9900만원에서 7800만원으로 줄었다.
부동산 자산의 경우 1인 가구의 45.1%가 월세로 거주하고 있었다. 전세와 자가 거주자는 각 30.0%, 21.8%를 차지했다.
2년 전보다 월세 비율만 8.9%p 뛰고 자가와 전세는 각 6.2%p, 2.1%p 떨어졌다.
빠듯한 재정에 부수입 활동도 활발해졌다.
이번 조사에서 1인 가구 54.8%가 “부수입 활동을 한다”고 답했다.
2022년 같은 조사 당시(42.0%)와 비교해 부수입 활동 비율이 2년 사이 12.8%p나 높아졌다.
부업의 배경으로는 여유·비상 자금 마련(38.7%), 시간적 여유(18.7%), 생활비 부족(13.2%) 등이 꼽혔다.
부업의 종류로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광고를 시청하거나 임무를 수행하고 보상을 얻는 이른바 ‘앱테크’의 비중이 42.1%에 이르렀다. 이어 소셜 크리에이터·블로거(6.2%), 서비스직 아르바이트(3.8%)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