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전 무궁화호 지나갔다…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CCTV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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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현장 인근 빌딩 CCTV 영상

사고현장 인근 빌딩 CCTV 영상

6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서소문고가차도 철거 현장 붕괴 사고는 구조물의 명백한 파괴 신호를 감지하고도 반나절이 넘는 시간을 허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위험을 인지한 뒤 행정 절차와 회의는 바쁘게 돌아갔지만, 정작 현장을 통제하고 붕괴를 막을 실질적 조치는 실종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가 발생하기 단 1분 전에도 현장을 지나는 열차가 포착됐다.

28일 서울시와 관련 기관에 따르면, 첫 위험 신호는 지난 26일 새벽 철거 공사가 시작된 지 단 1시간 만에 감지됐다. 당일 오전 2시30분께 다리를 지탱하는 철골 보(거더) 끝부분이 주저앉으며 인접 구조물과 2.9cm의 격차가 발생한 것이다. 육안으로도 확연히 드러나는 붕괴 전조 증상이었다.

현장에서는 임시로 강판을 대고 공사를 멈췄다. 하지만 이 시점부터 안전을 확보할 수 있었던 ‘골든타임’의 시계는 무의미하게 흐르기 시작했다.

당시 현장 책임자들은 침하 사실을 알고 있었고, 오전 7시30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에 첫 유선 보고를 했다. 이후 책임감리단의 대면 보고와 오전 10시50분 현장 관계자들이 모인 대책 회의까지 차례로 열렸다. 서류상 보고 체계와 절차는 작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진짜 문제는 현장에 있었다. 수차례의 보고와 회의가 오가는 동안, 정작 하중을 분산시킬 지지대(동바리)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구조물을 물리적으로 보강하는 긴급 처방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오후 1시40분께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안전모만 착용한 채 조사단 9명이 다리 밑으로 진입해 뒤늦은 전문가 합동 점검을 벌였다.

절차에만 매몰돼 실질적 안전 조치를 방치한 결과는 참혹했다. 첫 이상 징후 이후 12시간33분이 지난 오후 2시33분, 한계를 초과한 상판 구조물이 거대한 먼지 구름을 일으키며 완전히 붕괴했다. 이 사고로 하부에서 조사 중이던 현장소장과 감리단장, 외부 전문가 등 3명이 목숨을 잃었고, 시 공무원과 행인 등 3명이 중상을 입었다.

주변 통제 역시 완전히 마비 상태였다. 사고 구간 하부는 하루 300회 이상 열차가 통과하는 경의중앙선 철길이고 당일 기상 상황도 좋지 않았지만, 선로 통제나 감속 운행 요청은 없었다.

인근 폐쇄회로TV(CCTV) 확인 결과, 붕괴 불과 5분 전에는 승객 42명을 태운 KTX 열차가 고가 아래를 통과했고, 단 1분 전에는 7량짜리 무궁화호 회송 열차가 사고 지점을 지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 처리가 현장의 위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무고한 승객들이 대형 철도 참사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이다.

시민들은 "붕괴 당시 열차가 지나고 있었다면 더 큰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고다. 절단 작업 중에 이상 징후가 생겼으면 주변 통제를 먼저 하는 것이 상식적인 행동요령 아닌가", "12시간 동안 서류 보고와 회의실 점검에만 매몰돼 정작 현장의 물리적 위험을 방치한 조치는 전형적인 관료제형 안전불감증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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