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금액'…SKT '공짜폰'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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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4.29 20:30 수정2025.04.29 20:30

29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 휴대폰 집단상가에서 방문객들이 스마트폰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29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 휴대폰 집단상가에서 방문객들이 스마트폰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저번 주말에 있었던 SK텔레콤 보조금이요? 이미 지나갔죠.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금액이었어요."

이른바 '성지'(휴대폰을 저렴하게 파는 곳을 지칭하는 은어)로 통하는 서울 구로구 신도림 집단 상가에서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직원 A씨는 지난 주말 SK텔레콤이 제공한 판매장려금(리베이트)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리베이트는 통신사가 휴대폰 판매점에 단말기 판매 장려를 위해 제공하는 추가 지원금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SK텔레콤의 판매장려금은 갤럭시S25 울트라 256GB 기준 사흘 전보다 약 240만원 줄었다. 이후 판매장려금은 날마다 줄어 이날 SK텔레콤의 판매장려금은 약 70만원선에 머물렀다. LG유플러스는 약 75만원이었다.

통상 SK텔레콤은 KT, LG유플러스보다 낮은 판매장려금을 제공해 왔다. 다만 SK텔레콤 가입자 유심 정보 해킹 사고 이후인 지난 주말에는 타사보다 20만~40만원 높은 금액이 책정됐다. 신도림 집단 상가에서 휴대폰을 파는 직원 B씨는 "이번 주는 저번처럼 KT, LG유플러스보다 높은 수준의 지원금은 없을 것 같다"며 "계속 유지할 거였으면 일요일부터 판매장려금을 줄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이 지난 토요일 판매장려금을 갑작스럽게 인상한 배경으로는 유심 해킹 사고로 이탈하는 가입자 수를 상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일 SK텔레콤 가입자 1665명이 다른 통신사로 이동했다. KT로 이동한 가입자는 1280명,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는 385명이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28일에는 더 많은 가입자가 다른 통신사로 옮겨갔다. SK텔레콤의 이용자 약 3만4132명이 KT와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사로 이동한 것. 약 60%가 KT로, 40%는 LG유플러스로 넘어갔다. 단발성 판매장려금 정책에도 SK텔레콤 가입자 수가 계속 줄어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 가입자가 이탈하면서 KT와 LG유플러스도 보조금 규모를 늘려 가입자를 끌어모으는 중이다. A씨는 "갤럭시S25 기본 모델은 어느 통신사든 지금 공짜폰"이라고 귀띔했다. LG유플러스 홈페이지에는 '지원금 상향으로 갤럭시S25 시리즈를 최대 57.5만원 할인받자'는 내용의 문구가 올라와 있다.

SK텔레콤은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를 넘어 유심 정보를 소프트웨어적으로 변경할 수 있는 '유심포맷'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유심 부족에 이용자들이 혼란을 겪자 물리적으로 유심 교체를 하지 않아도 유심 정보를 지우는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현재 유심을 100만개 확보하고 다음달까지 500만대를 추가 수급에 나설 계획이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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