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만원 위스키 "안 팔리네"…결국 반값에 '재고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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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1.15 14:11 수정2025.01.15 14:11

19만원에 팔던 위스키가 9만원대로...고물가에 위스키 거품 꺼졌다

코로나 특수로 사상 최대 호황기를 누렸던 위스키 시장의 거품이 꺼지고 있다. 품귀 현상으로 한 번에 20~30%씩 인상되던 위스키 가격도 차츰 안정되는 분위기다. 위스키 수입사들이 재고 떨이에 나서면서 2~3년 전에 비해 50% 가까이 낮은 가격에 팔리는 사례도 등장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발렌타인, 로얄살루트 등 위스키 브랜드를 보유한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달부터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최대 13% 인하했다. 발렌타인 10년·17년·21년, 로얄살루트 21년 등이 포함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본격화된 위스키 붐이 소멸하면서 시장이 침체하자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스키 수요가 줄어들자 위스키 수입사들도 '재고떨이'에 나서고 있다. 대형마트, 주류전문점 등에 위스키를 싸게 공급하며 소비자의 체감가가 낮아졌다. 2022년에 대형마트에서 19만원대에 판매되던 툴리바딘 싱글몰트 캐스크스트렝스 13년 에디션은 최근 창고형 할인마트에서 할인가 기준 10만원이 채 안되는 9만9400원에 판매됐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14만~15만원 수준이던 그렌그란트 15년산도 9만원대에 할인 중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시장이 위축되면서 위스키 수입사들이 보유 재고를 줄이는 추세"라며 "이전보다 할인가 제안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19만원에 팔던 위스키가 9만원대로...고물가에 위스키 거품 꺼졌다

위스키 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한 건 작년부터다. 이는 위스키 수입량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2021년까지만 해도 1만5663t였던 국내 위스키 수입량은 불과 2년 만에 2023년 3만t을 넘기며 2배가 됐지만, 지난해(1~11월)에는 2만5017t으로 10% 넘게 역신장했다. 수요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불황이다.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꺾였고, 자연스럽게 사치품에 속하는 위스키 수요도 줄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 보복 소비 열풍을 타고 2022~2023년 시장이 급팽창한 데 따른 반작용이라는 시각도 있다.

올해도 불황이 이어지는 만큼 당분간 위스키 시장은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출고가 인하를 단행한 만큼 디아지오코리아 등 다른 위스키 수입사도 가격 인하 행렬에 동참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인기 제품은 여전히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만큼 위스키 시장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글렌터렛, 맥캘란 쉐리오크 등 인기 위스키는 품귀 현상을 빚을 만큼 수요가 몰리는 상황"이라며 "인기 제품은 잘 팔리고, 그렇지 않은 제품은 재고 떨이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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