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헌(27·강원 FC)에게 2024년은 특별했다.
이상헌은 2024시즌 K리그1 37경기에서 13골 6도움을 기록했다. 이상헌이 프로에서 한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건 2024시즌이 처음이다.
이상헌의 활약을 앞세운 강원은 2024시즌 K리그1 준우승을 차지했다. 강원의 창단 후 최고 성적이다.
이상헌은 2025시즌 부진을 거듭했다.
이상헌은 올 시즌 K리그1 개막전을 시작으로 16경기 연속 득점이 없었다.
이상헌은 6월 17일 FC 서울 원정에서 올 시즌 첫 골을 터뜨렸다. 이상헌의 득점에 힘입은 강원은 리그 3연패에서 탈출했다.
강원이 승리와 인연을 맺진 못했지만, 서울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긴 것이다.
이상헌이 17일 서울전을 마치고 취재진과 나눈 이야기다.
Q. 올 시즌 K리그1 17경기 만에 첫 골을 터뜨렸다.
욕이란 욕은 거의 다 먹고 있었다.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는 골이지 않나 싶다. 리그 3연패 중이었다. 이기고 싶었다. 이겼으면 정말 좋았을 거다. 승리를 거두지 못해 아쉽다. 정경호 감독께서 말씀하셨지만 이강훈 트레이너의 형수께서 유산을 하셨다. 마음이 아팠다.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했다. 승리 소식을 꼭 전하고 싶었는데 그게 너무 아쉽다.
Q. 이강훈 트레이너 아내의 소식은 언제 들은 건가.
서울과의 경기가 시작되기 전이었다. 우리가 파이팅을 외치고 나가는 때였다. 정경호 감독께서 말씀을 해주셨다. 그 얘길 듣고 이를 더 악물었던 것 같다. 큰 동기부여가 됐다.
Q. 정경호 감독이 이상헌의 포지션, 역할 변화를 줬다던데.
이전까진 최전방에서 뛰었다. 서울전에선 처진 공격수로 자유롭게 뛴 것 같다. 정경호 감독님이 “마음대로 한 번 해보라”고 하셨다. 개인적인 결과는 나왔다. 다음번엔 팀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더 땀 흘리겠다.
Q. 처진 공격수로 뛰는 게 더 잘 맞은 건가.
어떤 자리에서 뛰든 제 몫을 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올 시즌 상대 수비에 고전했었다. 오늘 경기를 기점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도록 하겠다.
Q. 반등의 계기로 보면 될까.
프로축구 선수가 매 경기 온 힘을 다하는 건 당연한 거다. 프로라면 성과도 내야 한다. 욕을 많이 먹었다. 다시 큰 응원을 받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Q. 모두가 오래 기다린 골 아닌가. 골이 들어갔을 때의 감정은 어땠나.
솔직히 덤덤했다. 승리만 생각했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득점이든 도움이든 상관없었다. 진짜 이기고 싶은 경기였다. 승점 3점을 가져오지 못해 너무 아쉽다.
Q. 이지호가 귀중한 도움을 기록했다.
서울과의 경기 전까지 리그 3연패 중이었다. 우리의 강점인 끈끈함이 사라진 것 같았다. 선수끼리 얘기했다. “팀을 위해 뛰자. 튀려고 하지 말고 다 같이 뭉치자”고. 다들 팀을 생각하면서 뛰었다. 팀을 위해 헌신했다. 그런 게 이전보다 좋은 경기력으로 나타난 것 같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Q. 경기 후 정경호 감독이 해준 말이 있나.
정경호 감독께서 “축하한다”고 해주셨다. 서울 원정에서 지난해 우리의 색채를 조금은 되찾지 않았나 싶다. 이제 강릉종합운동장에서 홈경기를 치른다.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잘 준비하겠다.
Q.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김건희, 모재현이 합류했다. 김대원, 서민우는 전역 후 돌아왔다. 강원 공격진에 날카로움이 더해질 듯한데.
아주 좋은 선수들이다. 기대가 크다. 개인 능력이 특출난 선수들 아닌가. 좋은 호흡을 보여서 강원의 반등을 이끌고 싶다. 올 시즌 절반이 지났다. 팬들에게 좋은 소식만 전해드릴 수 있도록 더 땀 흘리겠다.
Q. 올 시즌 K리그1 후반기 목표는 무엇인가.
팀이 하위권에 내려앉아 있다. 상위권과의 승점 차가 크지 않다. 다시 올라가야 한다. 강원이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었다. 그때의 팀 색채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올 시즌 개막 전에 “지난해를 뛰어넘는 것”이라고 했었다. 열심히 하겠다. 앞날은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닌가. 매 순간 온 힘을 다할 것이다.
[상암=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