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연하 아내가 친족과 바람 난 거 같습니다”···총격전 일으킨 스캔들[사색(史色)]

1 week ago 3

[사색-79] “‘바람난 부인’ 기사단의 간부로 임명합니다.”

사내의 손은 사시나무처럼 떨렸습니다. 방금 그의 이름 앞으로 도착한 익명의 서신 때문이었습니다. ‘바람난 여자’의 남편들이 모인 기사단 간부로 임명한다는 명백한 조롱. 그토록 사랑해 마지않던 부인을 난잡한 사람으로 음해한 것도 모자라, 자신의 처지를 비아냥댄 셈이었습니다. 끓어오르는 분기를 참지 못해 편지를 찢어 버립니다. 분노는 편지를 불쏘시개라도 삼듯 훨훨 타오릅니다.

머릿속이 복잡합니다. 발신인은 누구인지, 어떤 의도로 보냈는지. 불현듯 한 작자의 얼굴이 스칩니다. 얼마 전 처제와 결혼한 그놈. 외설스러운 농담을 아내에게 던지던 불한당. 불쾌한 신체 접촉까지 서슴지 않던 파렴치한 인물. 가족 간에 지켜야 할 예의를 전혀 모르는 그 놈을 떠올리며 사내는 생각합니다. “그놈이 이 편지를 보냈을 거야.”

“내...내가 이렇게 쓰러지다니.” 푸시킨과 단테스의 결투. 알렉세이 나우모프의 1884년 작품.

“내...내가 이렇게 쓰러지다니.” 푸시킨과 단테스의 결투. 알렉세이 나우모프의 1884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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